나폴레옹 시대의 말, 말, 말

 

 

 

(스탈 부인, 확실히 예쁜 편은 아니군요... 무려 네케르의 딸입니다.)

 

"가장 사랑하는 여자는 누구지요 ?"

"당연히 내 아내요."

"가장 존경하는 여자는 누구지요 ?"

"집안 일을 잘 꾸려나가는 여자요."

"그럼 마지막으로 최고의 여자는 누구지요 ?"

"애를 많이 낳는 여자요."

 

- 제위에 오르기 전 나폴레옹과, 그의 정적 스탈 부인의 대화.  스탈 부인은 나폴레옹에 반대하는 정치 운동 때문에도 그렇지만, 못생긴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성으로 나폴레옹을 유혹하려했던 시도 때문에 나폴레옹의 혐오 대상 1호였음.

 

 

 

(1802년 3월의 아미앵 조약으로 정해진 유럽의 지도) 

 

"안개의 땅에 속박된 한가한 사람들이 젖은 날개를 흔들면서 환한 즐거움의 땅으로 날아갈 채비를 했다."

 

- 1802년 어떤 프랑스인.  당시 아미앵 평화조약으로 프랑스와의 전쟁이 끝나자, 영국 상원의원 중 2/3를 포함한 수만명의 영국인들이 프랑스로 관광을 왔음.  당시 파리 인구가 60만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시길.

 

 

외국인들이 도착하자 파리 전체가 정신나간 사람들 같았다.  각양각층의 사람들이 관광객들을 최대한 영접하려고 난리들이었다.  그들과 함께 식사하고 즐겁게 대하고 무도회를 여는 게 최고의 유행이 되었다.   특히 여자들은 영국인들을 좋아하고 그들의 패션에 열광했다.

 

- 1801년 아이맹 평화조약 이후 영국인들의 파리 관광을 묘사한 글

 

 

"파리 사람들은 우리를 착취할 대로 착취해먹고는, 돈이 떨어지자 본 척 만 척 했다"

 

- 아미앵 조약이 끝나갈 무렵 어느 영국인 관광객의 분노

 

 

 

 

(독일이나 미국 훈장 이름은 몰라도,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레종 도뇌르 훈장...) 

 

"이런 싸구려 물건으로 사람들의 코를 잡고 끌 수 있다 !"

 

- 1802년 나폴레옹, 레종 도뇌르 (Legion d'Honneur) 훈장을 제정하며

  

 

 

(정열의 크레올 황비 조세핀)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소. 오히려 당신을 증오하오. 당신은 나쁜 사람이고 정말 사악하오. (중략) 도대체 무슨 일이 그리 중요하길래 진실한 연인에게 편지 쓸 시간도 없단 말이오 ?"

(바로 며칠 뒤 편지)

"적들을 물리쳤소.  (중략) 피곤해서 죽을 지경이오.  지금 당장 베로나로 와주오.  당신이 필요하오."

 

- 조제핀에게 보내는 나폴레옹의 편지

 

 

 

(당대 최고의 미인이라던 레카미에 부인. 다행히 나폴레옹은 이 은행가의 부인과 놀아나지 않았다고 함) 

 

"이런 시기에 나쁜 사업에 스스로 얽혀든 사람들에게 왜 내가 돈을 꿔줘야 하는가 ?  난 일년 유지비만 60만 프랑이 드는 집에 사는 사람들은 도와주지 않을 생각이다."

 

- 1805년 나폴레옹, 레카미에 은행의 파산으로 인한 금융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구제 금융 요청을 거절하며

 

 

 

(아우스테를리츠 결과에 대해 파리 시민들은 전장에서의 병사들만큼 흥분하지 않았다고 함)

 

"박수와 갈채를 보내도록 고용된 사람들이 너무 두드러졌다.  점잖은 군중에 대한 모욕이었다."

 

- 1805년 언론인 피에베, 파리에서의 아우스테를리츠 승전 기념 퍼레이드에 대해

  

 

 

 

(병사들 중 일부는 쓰러져 죽어가면서도 황제 폐하 만세를 외쳤다고...)

 

"이것이 역사를 기록하는 방법이야."

 

- 1806년 나폴레옹, 거의 패전이나 다름없던 아일라우 전투에서 전사한 프랑스군 사망자의 숫자를 대폭 줄여서 발표하도록 하며

 

 

 

 

(젠장, 우리 형이 나폴레옹이면... 그나저나 너 정말 X꼬에 거머리를...???)

 

"그 병에는 거머리를 쓰는 것이 최고다."

 

- 1807년 5월, 치질을 앓던 동생 제롬에게 보낸 나폴레옹의 편지.  이때 그는 틸지트에서 러시아 및 프러시아와 정상 회담 중이었음.

 

 

 

(흠... 저거 하나에 요즘엔 얼마야)

 

"유럽 전체가 하나의 화폐를 사용하기를 원한다.  그러면 무역이 더 용이해 질 것이다."

 

- 1807년 5월, 나폴레옹의 편지에서

 

 

 

 

(알고보면 도둑넘들 창고)

 

"우리는 토리노와 나폴리의 몇가지만 빼고, 이탈리아의 미술품은 다 가져갈 생각입니다."

 

- 1797년 2월, 이탈리아 작전 중인 나폴레옹이 파리의 집정관 정부에 보내는 편지에서

 

 

 

(마라의 죽음. 누가 보면 목욕하다 자살한 것 같지요 ?  실제로는 목욕하다 여자의 칼에 살해되었습니다.)

 

수로로부터의 신선한 물 공급은 시민들로 하여금 물을 '물쓰듯' 하도록 조장할 것이고, 그러다가 로마의 목욕탕처럼 남용될 것이다.  자기 집에서 물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동양적 사치가 구현되면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것이다.

 

- 비평가 프티 라델, 1808년 우르크 강에서 60마일의 수로를 통해 파리로 신선한 물 공급이 시작되자 이에 반대.

 

 

 

(나폴레옹이 시작한 이 건축물은 정작 조카 나폴레옹 3세가 만들었고, 완공 뒤 첫 퍼레이드는 비스마르크의 프로이센군이 했다고...)

 

"괜찮군. 건축가들이 깽판을 치고난 도시치고는."

 

- 1810년 뷔르템부르크 왕이 파리 방문 시 파리에 대한 인상에 대해 질문을 받자 대답.  참고로 당시 파리는 나폴레옹의 부단한 욕심에 끊임없는 미완성 건축 현장이 펼쳐져 있었음.

 

 

 

(이건 사실 런던 뒷골목의 술주정뱅이들 그림입니다)

 

일부 지역은 극단적인 인구 과잉과 집짐승의 악취, 배설물, 썩어가는 동물 시체, 부패한 음식 냄새가 뒤섞여서 극심한 대기 오염을 뿜어내는 와중에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일반적으로 파리에는 눈에 보이는 안개같은 썩은 공기가 뒤덮여 있지만, 이 안개가 특히 심한 지역이 있다.

 

- 무레 드 숌, 1813년 파리의 빈민가에 대해 기록하며

 

 

 

(부르봉 왕가의 시조, 나바르의 왕 앙리 4세)

 

"군주는 비록 속으로 두렵더라도 절대 그렇다고 말을 해서는 안된다."

 

- 나폴레옹, 1805년 연극 '앙리 4세' 중 앙리 4세의 "나는 떨린다"라는 대사를 바꾸라고 요구하며.

 

 

 

 

(킨나 역으로 분한 당대의 국민 배우 탈마) 

 

"무슈 탈마, 괜찮다면 <페드르>말고 <브리타니쿠스>를 공연하시오"

 

- 나폴레옹이 새벽 2시에 유명 배우 탈마에게 보낸 편지.  참고로 이 <페드르>의 공연 일시는 바로 그날 오후였음.

 

 

 

 

(흠... 초상화를 보니 순정 만화 속에서 보던 오스트리아 공주 이미지를 확 깨네요)

 

"모성 자선에 기부한 사람들의 명단을 보다보니 귀하의 이름이 없더군요.  폐하에게 명단을 제출하기 전 귀하에게 미리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명단 마감은 8월 5일입니다."

 

- 1810년 나폴레옹의 황비 마리 루이즈의 임신을 축하하는 자선 모금에 참여율이 부족하자 나폴레옹 궁정에서 요인들에게 발송된 편지 중에서

 

 

 

(현대의 파리 라신 가)

 

"맙소사, 라신 가에 카자흐 기병들이라니 !"

 

- 나폴레옹의 반대 운동가 스탈 부인, 1814년 러시아군의 파리 입성을 한탄

 

 

 

 

(나폴레옹도 함부로 못대했던 실력자 탈레랑)

 

"걔들은 그동안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고 또 아무것도 잊지 않았군"

 

- 탈레랑, 1814년 부르봉 왕가의 복귀에 대해 촌평

 

 

 

(좆선일보, 전두환때 기사 가지고 기죽지 마. 르 몽드도 똑같았어.)

 

식인종, 소굴에서 탈출

코르시카의 식인귀가 쥐앙 만에 도착

호랑이, 가프에 도착

괴물, 그르노블에 머물다

독재자, 리옹 도착

찬탈자, 수도에서 60마일 거리에서 목격되다

보나파르트, 큰 걸음으로 진격 중이지만 파리 입성은 아직

나폴레옹은 내일 우리 성벽에 도착 예정

황제, 퐁텐블로 도착

황제 폐하, 어제밤 충신들과 함께 튈르리 궁 입성 !

 

- 나폴레옹 엘바 섬 탈출 이후 관보 "르 몽드(Le Monde, 세계일보?)" 헤드라인의 짧은 기간, 큰 변화

 

 

 

(제빵사 ?  누가 ?  내가 ?)

 

"3월 20일 이후 빵값은 오르고 고기 값은 떨어진 이유는 ?  제빵사(루이 18세)가 도망치고 도살자(나폴레옹)가 돌아왔으니까"

 

- 나폴레옹의 엘바섬 탈출 이후 파리 빈민가의 우스개 소리

 

 

 

(이거 읽을 줄 아는 용자 손들어 BoA요)

 

나의 진정한 영광은 마흔 번의 전투에서 거둔 승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민법전(나폴레옹 법전)의 불멸성에 있다.

 

- 나폴레옹, 세인트 헬레나에서의 회고록 중에.  (실제로 나폴레옹 법전의 내용 대부분은 전세계 법전에서 여전히 유효합니다.)

 

 

주) 위 글들은 대부분 "나폴레옹의 시대" (앨리스테어 혼 작, 한은경 옮김, 을유 문화사 출판)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