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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정말 평범한 미국 회사 구내 식당 음식들

by nasica-old 2015.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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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 기간이 하염 없이 길어지는 것을 조금 보충하고자, 그냥 사진 올립니다.


제 평상시 주장 중 하나는 어떤 회사의 수준은 그 구내 식당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회사에는 우리 회사 전용 구내 식당이 없습니다. 뭔가 상징하는 바가 있지요 ㅋ) 


최근 블로그질을 하면서 아쉬워 하는 것 중 하나가 과거 카투사 시절에 미군 식당의 군대밥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사진으로 남겨 놨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는 별 거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 될 수 있거든요.  가령 프랑스 육군의 일반 사병들에게 제공되는 (전투 식량 말고) 평상시 군대 밥이 어떤지 저는 궁금한데, 그런 자료는 구글링을 해봐도 찾기 어렵더군요.




(러시아군 식단은 구글링하면 나옵니다.)



그런 생각 때문에 가끔씩 우리 회사가 입주한 건물 또는 그 근처 회사의 구내 식당 음식의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가령 아래처럼요.




5000원입니다.



6800원입니다.



5000원입니다. 




비슷하게, 이번에 출장 온 미국 회사의 구내 식당 음식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 구내 식당에는 크게 4종류 코너가 있고 그 중에서 원하는 음식을 고르면 됩니다. 


- 햄버거 및 프라이

- 정식 (고기 + 곡물 + 익힌 채소 )

- 피자

- 샐러드 (익히지 않은 채소 + 콩 종류 + 약간의 찬 닭고기류)


이 회사는 모바일 근무가 잘 되어 있어서 직원들이 꼭 사무실에 나올 필요는 없기 때문에 점심 시간에 구내 식당이 붐비거나 줄이 길게 서지는 않습니다.  저 위 메뉴 중에서 가장 인기 좋은 쪽은 햄버거라서 거기에는 항상 사람이 5~6명 정도 줄을 서있습니다.  피자가 가장 인기가 없습니다.  한번도 피자 줄에 사람이 서있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주로 정식류에 섰는데, 가격은 무게 단위로 잽니다.  우리처럼 가난한 나라에서는 약간 의아하게도, 고기 무게나 채소 무게나 그냥 한종류로 처리해서 계산합니다.  이론적으로 보면 채소 다 빼고 그냥 고기로만 채워도 가격은 똑같다는 이야기인데... 눈치보느라 그렇게는 안 해봤습니다.  고기만 먹으면 뻑뻑할 것 같기도 하고요.  좀 많이 담으면 11달러가 넘기도 하는데, 대략 7~10달러 사이입니다.  맛은... 그냥 그렇습니다. 맛있다고는 말 못 하겠네요.  구내 식당이라고 외부 식당에 비해 그렇게 더 싸지도 않습니다. 






 


한번은 역발상으로, 아예 고기를 안 담고 채소만 담으면 좀 싸게 해주나 싶어서 그렇게 가져가 보니, 계산원 아주머니가 '채소 뿐이네' 하면서 계산을 해주는데... 별로 안 쌉니다.  거의 7달라 받더군요. 역시 그냥 무게 단위로만 처리했나 봅니다.   볶음밥, 브뤼셀 스프라우트 (작은 양배추처럼 생긴 것), 콩, 주키니 (호박), 그린 빈(줄기콩)입니다.






한번은 그냥 샐러드 코너에 서봤는데,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콩 (chick pea)을 바닥에 많이 깔긴 했는데, 그래도 확실히 좀 배가 고프긴 하더군요.  이것만 하루 세끼 먹으면 살이 빠질 것 같기도 합니다.  가격은 고기 들어가는 정식류보다 더 싸지 않습니다.  역시 무게 단위로 계산하는데, 아래 정도가 물 1병과 합해서 대략 8~9달러 합니다.





그래도 미국에 왔으니 미국 구내 식당 햄버거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싶어서 귀찮더라도 줄 좀 서서 햄버거를 받아 봤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초록색이 감도는 튀김은 할라피뇨인 줄 알고 받았는데 오크라였습니다.  그냥 맵지 않은 풋고추 비슷한 맛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햄버거 맛은... 확실히 맥도널드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버거킹보다도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가격은 샐러드보다 더 쌉니다.  물 1병까지 합해서 대략 8달러 정도 합니다.  맛도 가격도... 이 줄이 가장 인기가 좋은 이유가 있는 듯 하더군요.





이 회사의 구내 식당이 특별히 더 비싸다거나 음식이 남다르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여기 현지의 다른 회사에 근무하는 대학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부분 회사들의 구내 식당의 가격이나 품질 등은 비슷비슷하대요.  



한국 회사 구내 식당과 비교할 때 미국 구내 식당의 가장 큰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혼자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 1/3은 혼자 먹거나, 아예 자기 책상으로 가져가서 먹습니다.

- 집에서 뭔가 싸온 것을 전자 레인지 등에 데워 먹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 무엇보다, 구내 식당이 넓직하고 붐비지 않습니다.

- 모조리 1회용 스티로폴 용기와 플라스틱 포크와 나이프를 쓰는 것에는 약간 질리네요.

- 점심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대략 11:30 ~ 14:00까지 긴 시간을 운영합니다.

- 아침 식사는 파는데, 저녁 식사는 팔지 않습니다.   직원들도 (사무실에 나오는 경우) 8시 이전에 나와서 5시 이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물론 유럽 회사가 아니다보니, 집에 가서도 밤 늦게까지 VPN으로 연결하여 일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저는 원래 김치 안 좋아해서 김치가 그립다던가 하지는 않은데... 떡볶이가 먹고 싶습니다.   저 위에 제가 올린 한국 구내 식당밥도 먹고 싶네요.  집에 가고 싶습니다.  아, 물론 그렇다고 회사에 출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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