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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영국 조지 오스본의 복지 축소에 대한 댓글 - IBM 지니 로메티 회장의 일화

by nasica-old 2015.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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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심하고 겁이 많아 다른 분들과 언쟁하는 것은 회피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모처럼 용기를 내어 최근에 어떤 보수 성향인 곳에서 다음과 같은 댓글을 적었더랬습니다.  보시다시피 내용만으로 보면 누구와 언쟁하자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조지 오스본(영국 재무부 장관)은 재정을 튼튼히 하기 위해 중산층 이하의 세제 혜택을 줄이면서 반대로 법인세는 내리고 상속세 면제 상한선은 올리는 것을 추진 중입니다. 결국 서민층에게서는 더 걷고 부유층에게서는 덜 걷겠다는 것이지요. 이런 결과는 보수당에 표를 던진 영국 중산층과 서민층이 스스로 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댓글들이 달리더군요.

"Child tax credit을 아이들 몇명이건 상관없이 주던것을 아이들 두명 까지만 준다고 하는것이 요지 아닙니까. 그것도 2017년 4월 이후에 태어날 아이부터.  한마디로 일안하고 애들만 스두룩 낳아서 정부에서 주는돈 ( chid tax credit , child benefit) 으로 생활하는 계층이 좀 타격 보겠군요."

"영국 살때 집에 와서 일하던 사람이 저런 타입. 싱글에 아이만 여럿이어서 정부에서 돈은 다 받고 무직이라고 정부에서 급여도 받으면서 집도 받고 청소하고 돈은 현금으로 받아가는 전형적인 남들에게 빌붙어사는 ㅠㅠ"


"영국이 무슬림들을 암묵적 타겟으로 잡은듯 싶네요"

저는 약간 충격을 먹었습니다.  거기에 댓글을 달까 하다가, 역시 키보드 배틀에 필요한 용기와 근성이 부족하여 그냥 접었습니다.  특히 남의 블로그나 페북에서 키배를 벌여 난장판을 만드는 것은 그다지 예의있는 일이 아니라는 핑계도 있었고요.

그래도 그런 충격적인 생각을 가지신 보수 성향의 분들을 위해 아래 동영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 보실 필요없고, 초반 4분만 보시면 됩니다.  저도 초반 4분만 봤습니다.)



http://www.c-span.org/video/?326217-1/virginia-rometty-commencement-address-northwestern-university


이 연설은 2015년 6월에 IBM CEO이자 회장인 Ginni Rometty가 자신의 모교인 Northwestern University의 졸업식에서 행한 것입니다.  여기서 이 대장부다운 여걸 할머니는 자신에게 영감을 준 3명의 인물 중 첫번째로 자신의 어머니를 뽑으며,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니 로메티는 세 딸과 두 아들로 이루어진 대가족의 장녀였습니다.  그다지 풍족한 집안은 아니었습니다만 나름 행복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니가 아직 10대일 때,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고 떠나 버렸습니다.  갑자기 돈도, 집도, 심지어 당장 먹을 것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는데, 지니의 어머니는 평생 돈 버는 일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평범한 가정 주부였습니다.

그러나 지니의 어머니는 초인적인 용기와 힘, 근면성을 발휘했습니다.  낮에는 학교를 다니고, 밤에는 일을 해서 5자녀를 먹여살리면서도 결국 학위를 취득했다고 하네요.  연설에는 안 나오지만 그 이후 병원에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이 일화를 마무리하면서, 지니 회장은 졸업생들에게 말합니다.  "Don't let others define you."  다른 이들이 제멋대로 너에 대한 정의를 내리도록 내버려두지 말아라, 너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너 자신 뿐이다.

저 위에 제게 댓글을 다신 분께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조지 오스본이 세액 공제를 2자녀까지만 주고 3자녀 이상을 가진 저소득 가정에 대한 세액 공제를 깎아버린 것에 대해, "일안하고 애들만 스두룩 낳아서 정부에서 주는 돈으로 생활하는 계층이나 타격을 볼 것" 이라든가 "전형적인 남들에게 빌붙어사는 사람들이 대상" 또는 "무슬림들을 암묵적 타겟으로 잡은 듯" 이라는 등의 폭언을 지니 로메티 회장에게도 하실 수 있겠습니까 ?

5명의 부양 자녀를 가진, 변변한 직장도 없는 이혼녀가 사회 복지 도움 없이 저렇게 훌륭한 기업인을 키워 낼 수 있었겠습니까 ?  일부 보수층에서는 복지란 "남이 번 돈으로 나도 좀 먹고 살자고 함부로 숟가락을 얹는 파렴치한 일이고,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생산성 있는 곳에 재투자되지 못하고 그저 소비해서 없애는 낭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국민들의 생존과 그를 위한 건전한 소비는 결코 낭비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런 대기업 회장을 키워낼 수 있다면, 설령 복지 제도에 일부 낭비가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사회적으로는 이익이 되는 벤처 투자"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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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출국해서 3개월간 미국으로 출장을 갑니다.  가족과 3개월간 떨어져 있으려니 매우 심란하네요.  혹시 당분간 블로그 포스팅이 활발하지 않더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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