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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조국 교수의 12/15 연설 내용은 틀렸습니다

by nasica-old 201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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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2/15 저녁에 조국 교수의 선거 찬조 연설이 TV에 나오더군요.  유심히 봤습니다.




(우리 와이프도 한마디 하더군요.  얼굴로나 능력으로나 주변 친구들에게 민폐 많이 끼쳤겠다고요.)



그런데, 거기에 제가 찬동할 수 없는 말이 나오길래, 짧게 몇줄 적습니다.


거기서 조국 교수가 대략 그러더군요.  "문재인에게 투표한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 ?  있습니다 !"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그리고 감히 조국 교수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바꿀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어떤 좀 젊은 친구하고 이야기를 해봤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투표를 안할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어차피 그 사람이 다 사람 같고, 공약도 뭐 비슷비슷한 것 같고 그렇다고요.  결정적으로, 문재인이 설령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나 그 주변 사람들이 뭐 다 정의의 인물도 아닐텐데, 해쳐먹을 건 다 해쳐먹을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여론 조사 추이를 보니, 이번 대선은 여당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 보여요.  돈있고 권력있고 머리 똑똑한 사람들은 다 여당편인 것 같아요.)



조국 교수의 말이 틀렸다고 말씀드리는 것도 그 젊은 친구의 말에 일부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씨가 얼마나 정의감에 넘치고 얼마나 명민한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보다야 훨씬 낫겠지요) 그 양반이 대통령이 된다고 세상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상은 기성 세대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고, 또 그 양반의 정당도 사실상 기득권 세력인데, 그 양반이 대통령 된다고 세상을 하루아침에 정의롭게 변화시킬 것 같지도 않고, 또 애초에 정의로운 방향이라고 생각한 쪽이 알고 보니 더 살기 힘든 세상으로 가는 길일 수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인간 없다고, 문재인씨 본인도 그렇고, 그 휘하 인물들도 탈탈 털어보면 무척 실망스러운 구석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자만이 나에게 돌을 던져라)



하지만 그래도 투표는 (문재인 쪽이든 박근혜 쪽이든) 꼭들 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여러분의 의무이자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에서 투표하지 않는 시민은 죽은 시민입니다.  




(정치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요 ?  그럼 촛불 같은 거 말고 투표 용지를 손에 드십시요.)



세상을 장악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이 가장 바라는 것이, 바로 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이 '투표한다고 세상 바뀌겠어 ?' 라든가 '바뀌어 봐야 나아질 거 없어' '다 그게 그거지 뭐' 등등의 패배주의입니다.  그렇게 패배주의에 젖은 시민들만큼 다루기 쉬운 물건이 없거든요.






여러분, 자유당 시절 부패한 이승만 정권의 모토가 '바꿔봐야 별 수 없다' 였다는 점을 기억해 주십시요.  결국 이승만 정권 물러났다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느냐 ?  절대 아니었지요.  하지만 그나마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도 부패한 정권, 민주주의의 탈을 쓴 권위주의 정권 밑에서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비록 아무리 짓밟히고 꺾이고 깨어진다고 하더라도,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바라고 개혁을 바라는 몸짓을 보여주어야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세상도 조금씩 변합니다.




'당장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조국 교수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장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패배주의입니다.  저는 우리 아이가 좀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합니다.  여러분도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간다는 의무감에서라도 꼭 (박이든 문이든 군소 후보들이건)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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