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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의 음식 이야기

고기 진리교와의 전쟁 !

by nasica-old 2008.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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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도룡기, 김용 작 (배경: 원나라 말기 13XX년 중국) ----------------

 

이 한 마디를 내뱉자 찬물을 끼얹은 듯 모두 조용해졌다. 장무기의 뇌리에 여러 가지 생각이 뒤죽박죽 어우려졌다.

 

'보아하니 명교가 항간에 마교로 낙인 찍힌 것은 그릇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확실한 것이 알고 싶어졌다.

"설불득 대사, 귀교의 교리(敎理)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설불득은 다소 의아해 했다.

"응? 자네 아직 죽지 않았군. 따지고 보면 자넨 명교 때문에 공연히 목숨을 잃게 된 셈이니 미안하게 생각되네. 어쨌든 자네는 얼마 살지 못할 테니 본교의 비밀을 털어놓아도 상관없겠지. 냉
면선생, 그렇지 않소?"

 

냉겸은 침묵을 지켰다. 그의 침묵은 이런 경우에서 묵인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설불득이 다시 말했다.

"소형제, 우리 명교의 뿌리는 파사국(波斯國:페르시아)에서 비롯된 것으로 당대(唐代)에 중원으로 전해져 왔네. 당시만 하더라도 도처에 대운광명사(大雲光明寺)가 세워졌는데, 그게 바로 우리 명교의 사원(寺院)이라네. 우리 명교의 근본 취지는 행선제악(行善除惡)으로 중생의 평등을 이룩하기 위해 금은재물이 있으면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고, 육식과 술을 멀리하며 명존(明尊)을 숭배하네. 명존은 바로 화신(火神)이며, 또한 선신(善神)이지. 그러나 역대 왕조에 거쳐 탐관오리들이 본교를 핍박하였기에 형제들이 왕왕 분연히 거사를 일으켜 북송(北宋) 방랍(方臘) 방교주이래 그러한 예가 부지기수였네."

 

장무기도 방랍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방랍은 북송 선화(宣和) 연대 사대구(四大寇) 중에 하나로서, 송강(宋江), 왕경(王慶), 전호(田虎)등과 같이 명성을 날렸다.

"이제보니 방랍이 귀교의 교주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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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세계 금융대란으로 원자재 가격이 연일 떨어지고 있습니다만, 불과 몇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난리가 대단했습니다.  금이다 원유다 구리다 뭐다 해서 모든 자원 가격이 다 올라서 거의 전쟁 수준이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를 걱정하게 하는 것은 바로 곡물이었습니다.  자동차야 안굴리면 되는 거고, 금이야 뭐 없어도 그만이지만, 곡물 가격이 오르면 그 타격이 그대로 굶주림으로 연결되지 않습니까 ?

 

원래 전세계의 곡물수요는 크게 2가지로 나누어졌다고 합니다.  첫번째가 식용이고, 두번째가 사료용이지요.  그런데 요즘은 거기에 하나가 더 생겼기 때문에, 난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로 바이오 연료의 원료이지요.  바이오 디젤이나 바이오 에탄올 같은, 진짜 디젤유나 가솔린에 섞어쓸 첨가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용도로는 옥수수, 유채꽃, 대두 등 전통적인 식물들 뿐만 아니라,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이상한 식물들도 많이 재배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바이오 연료를 쓰면 석유같은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으므로, 지구 온난화 및 석유자원 고갈에 좋은 대책이 된다고 합니다만,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이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석유를 사용하는 것보다 궁극적으로는 환경 피해가 더 크다고 하더군요.  바이오 연료의 원료가 되는 작물들을 키우느라, 더 많은 숲을 벌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당장 세계적인 곡물 가격 상승을 보면, 그 이론도 어느 정도 맞나보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바이오 연료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세계 곡물 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있던 요소가 있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로 사료용 곡물입니다.  제가 제 눈으로 본 자료가 아니라서 좀 그렇습니다만, 들어보니 전세계 인구 수보다도, 소의 숫자가 더 많다고 하더군요.  그 많은 소들이 다 풀만 뜯어먹지는 않습니다.  주로 옥수수를 먹지요.  그 옥수수를 소에게 먹이지 않고 사람이 먹는다면 ?  전세계에 굶주리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거라고 합니다. 

 

 

 

 

어느날 와이프와 애를 데리고 어디 놀러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와이프가 간만에 갑자기 소갈비를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원래 소갈비는 엄청나게 비싸지 않습니까 ?  (결국은 그래서 못 먹었습니다만...) 그 생각을 하니까, 소나 닭이나 다 비슷한 고기인데 왜 쇠고기는 그렇게 비쌀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유야 간단하지요.  소 키우는데 돈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이겠지요.  다시 말하면, 쇠고기는 에너지 효율이 매우 낮은 식품입니다. 

 

 


 

그동안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우림이 점점 줄어든다고 걱정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종이를 아껴쓰고, 특히 폐지 재활용을 해야한다고들 강조했었지요.  그런데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에서인가 보니까 (실은 제가 안 읽고 와이프가 읽고 말해준 것만 들었는데), 아마존의 열대우림을 갉아먹는 것은 제지용 펄프를 얻기 위한 벌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건 제지용 목재는 그야말로 부산물일 뿐이고, 그 벌목의 진짜 목적은, 비육우를 키우기 위한 방목장 및 사료 재배용 농토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이지요.

 

그러한 문제들 때문에, 지구 온난화 주범은 자동차가 아니라 소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자, 그렇다면 이 전세계적인 환경/식량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  바로 신필 김용 선생의 의천도룡기에 그 해답이 나옵니다.  즉, 마교, 아니 명교(明敎)의 가르침대로, 육식을 삼가고 채식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축산용 사료를 키우는 농토에서 사람이 먹을 밀이나 콩, 옥수수를 키울 수 있고, 그렇게되면 자연히 곡물 가격도 안정되고, 또 숲을 더 베어내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로, 저 명교, 그러니까 마니교에서 육식을 금했던 이유는, 아무래도 육식을 금하면 상대적으로 돈이 적게 들기 때문에, 교인들의 여유 재산이 생기게 되고, 그 돈으로 불우한 이웃을 돕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니교도들은 일종의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되고, 또 세력도 커지게 되어, 당시 당나라 조정을 불안하게 했던 것이 바로 마교(魔敎)로 낙인찍히게 된 원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마니교는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 즉 배화교에서 나온 종교라고 합니다.

 

 


 

종교 이야기하니까,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멧도 이런 식량 문제에 냉철한 인식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마호멧은 술과 돼지고기를 금지했지요.  그 이유도 결국은 식량입니다.  당시 중동의 주된 가축인 양은 사람이 먹지 않는 풀을 주식으로 하는데 비해, 돼지는 사람이 먹는 곡물을 사료로 했으므로, 돼지의 식용을 금지했다는 것입니다.  또 비슷한 이유로 술도 금지시켰다고 합니다.  즉, 포도주가 돈벌이가 되자, 농민들이 곡물을 키우지 않고 포도농사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금주령을 내린 것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사람이라는 동물은 그렇게 이성적인 동물이 아닙니다.  이렇게 계속 나가면 다같이 망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계속 고기를 먹을 겁니다.  이건 육식 문제 뿐만이 아니지요.  현대 산업사회처럼 대량생산/대량소비를 계속 이어간다면 곧 인류는 멸망합니다.  하지만 그걸 쓰면 망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연이율 60%의 사채를 끌어쓰는 사람들처럼, 인류는 계속 고기를 먹고, 숲을 밀어버리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곡물 파동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마호멧이나 마니같은 종교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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