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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실업률이 높아진다 ?? - 영국 사례에 대한 독일의 연구

by nasica-old 201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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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무상급식 찬반으로 정치권과 사회가 시끄럽습니다.  제 블로그를 자주 출입하시는 분들께서는 제가 아마 무상급식 찬성파일 것이라고 짐작하실 겁니다.  굳이 제 입장을 밝히자면 저는 찬성파에 가깝습니다.  찬성파면 찬성파지 가깝다는 건 뭐냐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표현을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무상급식파이긴 하지만, 예전에 오세훈이가 주장한 대로, 효과적인 결식 아동 지원책이 가능하다면 뭐 그것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지 않는가 하는 입장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뭐 굳이 반드시 보편적인 무상급식을 꼭 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꼭 편가르기 논리에 빠질 필요는 없지요.  이 양반이 한 말이나 행동은 다 나쁘다 라고 하면 그거야 말로 진짜 이상한 일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한 설명도 읽어보았고, 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가령 누가 정말 무상급식을 받아야 할 저소득층 자녀이고, 어떻게 비밀을 유지하면서 공정하게 급식비를 지원할 것인지 그 검증 및 지원 시스템 구축 비용이 무상급식 자체보다 더 비쌀 것이다 라는 주장도 있더군요. 

무상급식 반대파의 논리도 읽어봤고, 나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도 노인들은 소득 여부에 상관없이 지하철 무임승차를 하고, 또 중학생까지는 빈부에 상관없이 무료로 교육을 실시하는데, 만약 그런 것이 정말 세금 낭비라면 왜 그런 것을 철폐하자는 주장은 안 하는지 의아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사실 무상급식보다는 최저임금제에 관심이 더 많고, 또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어려운 책이나 논문은 감히 못 읽고)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기사같은 것을 찾아서 읽는 편입니다.  그러다가 오늘은 꽤 흥미로운 글을 찾았길래, 바쁘신 분들을 위해 요약 정리했습니다.






이 글의 원본은 아래와 같고, 이 글은 Deutsches Institut für Wirtschaftsforschung (DIW), 즉 독일 경제 연구소라는 곳의 David Pothier 라는 사람이 2014년 2월에 쓴 것입니다.  (독일어 겁내지 마십시요.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http://www.diw.de/de/diw_01.c.436329.de/presse/diw_roundup/a_minimum_wage_for_germany_what_should_we_expect.html

배경 : 법정 최저임금제가 없는 몇 안되는 EU 국가 중 하나였던 독일이 2017년부터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기로 정계에서 합의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아직도 찬반양론이 시끄러운데, 1999년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영국 사례를 참조하여 최저임금제가 독일 경제에 끼칠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입니다. 

최저임금제가 끼치는 영향의 3가지 측면과, 그에 대한 영국의
최저임금제 도입에 대한 실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실업률이 상승할 것이다  --> No.  실업률 증가는 없었음.

- 다만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이 약간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음.
- 그로 인해 노동자들의 실제 임금 상승분은 최저임금 상승분보다는 약간 작았음.

2.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다  --> No.  기업 이익은 다소 줄었으나,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역할을 했음.

- 확실히 기업들의 순이익이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음.
-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상품 가격이 상승했음.
- 그러나 그런 정상적인 인플레는 경제 성장률에 긍정적인 것임. 
(특히 요즘처럼 경기 침체에 디플레 우려까지 있는 상황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순작용을 할 것이라는 결론이 가능)
- 다만,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에 대해서는 영국 사례에 대해서도 연구 결과가 없음.

3. 경제적 불평등이 감소할 것이다  --> Yes.  그러나 그 폭은 제한적이었음.

- 확실히 최저임금제로 경제적 불평등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일부 저소득 계층에서만 발생했으며, 그 폭도 제한적이었음.  (시간당 고작 몇 유로 올려주었으니 당연함)
- 경제적 불평등은 그것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 즉 (1) 주기적, 그리고 구조적인 노동 시장의 변화 (2) 노동 소득보다 자본 소득 비중이 증가 (3) 소득 재분배 기구 (세제, 복지제도 등)의 효율성의 감소를 해결해야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

결론 :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실업률이 높아진다고 국민들을 협박하는 재벌들과 그들로부터 떨어지는 떡고물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헛소리에 겁먹지들 마세요. 


다만 영국의 최저임금제 사례와 독일의 최저임금제 시행안은 이런저런 세부안에서 차이가 있고, 더욱이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좋든싫든 재벌들의 수출로 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경제 현실에서, 최저임금제 인상으로 인해 수출 상품 가격이 오르는 것이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판단 유보입니다.  시간되시는 분들은 저 위의 link를 직접 읽어들 보시길. 


저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4대강 하듯이 다짜고짜 대폭 인상하는 것은 반대요.)  특히 우리나라는 OECD 내에서도, 기업들은 돈이 많지만 정작 국민들은 별로 쓸 돈이 없는 축에 속합니다.  그런 사회일 수록, 돈을 기업에서 국민들에게 이전시켜 내수 소비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봐요.




(출처 : OECD 통계치  http://stats.oecd.org/Index.aspx?DataSetCode=SNA_TABLE5# )



위 표를 언듯 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 소비 비율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OECD 국가들(멕시코는 예외로 하시지요)은 GDP 대비 세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가령 프랑스는 GDP 대비 가계 소비 비율이 56%로, 우리의 51%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GDP 대비 세수 비율이 무려 45%가 넘어, 우리의 27%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즉, 프랑스는 원래 세율이 높아, 세금을 내고 나면 가계에서 쓸 돈이 없는 것이지요.  (대신 복지 혜택이 많지요. 가령 대학 학비 등등...)   유럽에서 약간 열등생이 되어버린 스페인의 경우를 보면, 프랑스보다 세금을 적게 내는 대신 (GDP 대비 33%)  가계 소비 비율이 높습니다. (62%)   독일의 경우는 이야기가 약간 다릅니다.  세수 비율은 프랑스보다 적고, 스페인보다는 약간 높은 편인데, 저축률이 높아요. (10%)


문제는 우리나라인데, 저축률도 낮고, 세수 비율도 낮은데, 가계 소비도 낮습니다.  GDP 대비 가계 소득이 적다고 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그렇다고 흔히 보수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업들이 세금을 다 내느라 기업들의 부담이 너무 심하냐 ?  확실히 다른 나라보다는 기업들의 비중이 더 높긴 하네요.  그러나 우리나라 법인세율이 다른 나라의 2배 수준이 아닌데 저렇다는 것은, 확실히 우리나라 경제에서 대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엄청나게 크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기업에는 돈이 많고 국민들은 쪼들린다... 이것이 꼭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투자 잠재력 측면에서도 그렇고, 재벌 개인들에게도 그렇지요.


저는 경제학에 대해 관심만 있을 뿐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저 표에 대한 해석이 틀렸을 수도 있어요.  지적질 해주시면 감사히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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