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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경찰이 지키는 것은 법과 질서인가요 아니면 정권인가요

by nasica-old 2008.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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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분들이 제 경찰 폭력에 대한 언급이 마음에 안드신다고 하길래, 댓글을 달려다가, 아예 본문에 써 붙입니다.

 

저는 굳이 평가하면, 정치적 성향이 약간 오른쪽입니다.  특히 저도 놈현 무지하게 싫어했습니다.  특히 북한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이 정말 싫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2MB가 그보다 훨~~~~~씬 싫습니다.

 

저도 정권이 시키는 대로 하는 전경들을 두들겨 팬다고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일부 시위대는 프랑스 대혁명이나 6.10 항쟁, 4.19 항쟁도 이렇게 시작했다고 생각들 하시지만...) 

 

하지만 시위대가 불법을 저지른다고 경찰들도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됩니다.  방패를 방패답게, 물대포를 물대포답게, 규정대로 사용해서 불법 시위대를 진압하는 것은 OK.  극렬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규정에 따라 곤봉을 사용하는 것도 OK. 

하지만 이미 쓰러진, 그것도 여자를 저렇게 군화발로 짓밟는 것은 분명히 직권 남용을 떠나 폭력 행위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제가 분노하는 것은, 국회의원이나 경찰청장이라는 인간들이 방송에 나와서 '젊은 전경들이 흥분해서 저지른 일'이라며 얼버무리는 행동입니다.  방송에 나와서는, 또 내부적으로도, '절대 경찰은 폭력을 쓰지 마라, 쓰면 반드시 책임자를 찾아내서 형사 처벌하겠다'라고 엄중 경고해야 하는데, 저렇게 '젊은 전경들이 흥분해서 저지른 일'이라며 얼버무리면, 전경들이 보고 뭐라고 생각하겠습니까 ?  "아, 불법 시위대는 이렇게 두들겨 패도 되는구나" 라고 밖에 더 생각하겠습니까 ?  어떻게 저런 인간들이 국회의원으로 뽑히고, 경찰청장으로 군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래서 후진국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삼성같은 기업이 몇개 없어서 후진국 소리를 듣는 게 아닙니다.

 

공권력은 공권력다울 때 존중을 받습니다.  시위대가 불법으로 나온다고 경찰도 불법으로 나간다면, 그건 공권력이 아닙니다.  경찰의 존재 이유가 법을 지키는 것인데, 경찰이 앞장서서 불법을 저지른다면, 그건 법을 지키기 위한 공권력이 아니라, 정권을 지키기 위한 개에 불과합니다.

 

예전에 이회창이 말한대로 제발 '법과 질서가 바로 서는 반듯한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회창 지지자는 아닙니다. 절대 아니지요, 오우, 노~)  지금 이명박은 정권 유지에 급급해서 경찰의 온갖 탈법 불법을 눈감아 주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대통령이라면, 자기 목에 칼이 들어와도 법을 지켜야지요.  정말 국가 안위가 위태롭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계엄령을 선포하라고 하세요.  이명박도 감히 계엄령 선포 못하는 것은, 사실 지금 저 시위대가 국가 근본을 흔들거나 폭동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쟎습니까 ?  촛불든 군중을 두려워하는 대통령은, 정말 불쌍하기 짝이 없는 인간입니다.

이건 KBS 라디오 토론 시간에 들은 것인데, 집시법에 청와대 주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가...에서는 집회 자체가 금지되어 있답니다.   경찰은 명바기와 대화를 위해 청와대로 '이동하던' 시민들을 '도보로 20분 거리'에서 '불법 체포'했습니다. 집회 장소로 '이동'하던 시위대를 체포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결도 있었습니다. 제발 경찰은 법 좀 지켰으면 좋겠고, 법을 어긴 경찰은 끝까지 추적해서 처벌을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위대 대다수는 평화 시위만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명바기 욕하는 티셔츠 입고 있다는 이유로 지나가는 (시위를 하고 있지도 않던) 시민을 불법 연행하는 개같은 나라는 주로 아프리카나 중국 대륙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일평생 시위라고는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경찰에 잡혀가 본 적은 있습니다. 20년전 제가 대학교 1학년일 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소위 '격리 차원의 연행'이라는 것을 당했습니다. 시위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젊은 남자는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는 것이었지요. 닭장차에 태우더니 고개 숙이라고 하며 막 패더군요. 그게 20년 후 다시 재현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명박, 정말 대단합니다. 더더욱 대단한 것은 가뭄행처럼, 그런 후진국틱한 인권 상황을 좋다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외외로) 꽤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학생일 때는, 경찰이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었고, 내놓지 못하면 임의연행했습니다.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역시 학생 때,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나오더군요.  프랑스에서도 그렇게 경찰이 임의로 길거리에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려고 했더니, 온 나라가 들고 일어나서 반대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법이 만들어져서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할 경우, 보나마나 백인들은 건드리지 않고 주로 북아프리카나 아시아 계통의 소수 인종들을 건드릴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아, 우리나라는 정말 인권 후진국이구나."  국민들이 이런 후진적인 인권 상황에 오래 길들여지면, 국민성 자체가 후진국스러워집니다.  저는 그런 것이 정말 싫습니다.  저는 그런 것이 미국 쇠고기보다더 훨~씬 더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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